친구한테 돈 빌려준 썰 푼다
5년전 30대 초반 일 때 이야기임
고향 친구인데, 지방 출신이라서 어린이집 다닐 때부터 같은 아파트에서 살면서
친해짐 년수로 따지면 거의 20년도 더 넘었지
같이 취업 준비도 해서 결과가 나는 중견 회사 가고
그 친구는 대기업으로 빠짐 (여기서부터 돈빌림의 시발점임)
공교롭게 둘이 같은 시기에 서울로 상경하게 됨
친구는 사택, 나는 원룸으로 갓고 거리가 멀지 않아 자주 만남
그러다가 입사 1년이 지났을 때 나는 다른 회사로 이직을 했고,
그 친구는 같은 회사를 줄곧 다니면서 여자친구를 사귀게 됨
그래서 소개를 해준다고 세명이서 자리를 하게 됨
친구의 여자친구는 딱봐도 명품을 겉치레를 엄청함 누가봐도 사치를 부릴 정도?
그리고 친구는 지방 촌놈 출신이라 그런것도 잘 모르던 친구였고,
근데 첫 인상은 좋았음 이쁘장하니 같은 회사 선후배 사이에서 연인 사이로 변했다고 하고,
나쁘지 않았는데 말끝마다 내친구 이름을 부르며 이거 사줘 저거 사줘 그러는 거임
예시를 들면 " 철수야 나 프스캇 사줘 ~ 나 디올 빽 사줘 ~ " 이런 식으로
그게 좀 아니꼬았음, 근데 뭐 장난이겠거니 했음.
근데 여기서 말렸어야했음..
한 만난지 2~3달 지났나.. 친구가 갑자기 저녁 쯤에 우리집을 찾아온거임
정확히 기억나는게 그 날이 금요일이었고, 난 불금에 혼자서 닭발에 소주를 먹으며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
그 친구가 온거임. 와서 울면서 자기 500만원 빌려달라는거임
솔직히 지방 촌놈이 서울에 아는 사람도 없고 나름 돈도 좀 벌고 있어서 25년 우정을 생각하면 500은 돈도 아니었음
일단 울면서 급하다 그러길래 자초지중 안 묻고 500을 바로 송금해줌
그러고 1달이 지났나 계좌번호 달래서 주니 300을 입금 해줌.
천천히 갚아도 된다고 했음
근데 갑자기 또 보름 정도가 지나더니 500만원을 다시 빌려달라고 함. 근데 나도 그 때 차를 살려고 알아보고 있는 단계고
돈 들어갈 곳이 한 두개가 아니라 이것 저것 제약이 많아서 갚으려고 받았던 300을 다시 빌려주며 이거밖에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함.
근데 그 떄 부터 지금까지 돈을 받지도 못했고, 5년 동안 연락이 안됨
아무리 연락해도 안됨, 처음 몇 달 간은 돈 안받아도 된다 연락만 받아라 아무리 머라 말을 하고 문자를 해도 다 쌩깜 우리 고향 친구들 톡도 나가고 그냥 고향 친구들이랑도 다 인연을 끊음
그러다가 그 친구가 SNS 하는 건 알고 있었고, 나는 SNS를 안하니 어플을 깔아서 들어가서 염탐을 해봄 피드 여자친구 사진만 도배 됐더라고,
그래서 인스타그램 태그한거 타고 타고 가보니 친구 여자친구가 나왔는데 나한테 돈 빌린 시점 이후로 명품 선물 받은 피드를 떡하니 몇 번씩 올리기 시작하는거임
문제는 누구한테 받았으며, 남자친구 유무도 없고 뭔가 돈 받은 듯한 금수저녀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분위기를 느낌.
나한테 울면서 돈빌린 이유를 유추를 해보니
명품 안 사준다고 분명히 헤어지자고 헀고, 그래서 슬퍼서 울면서 나한테 왔고,
돈 갚으려니 자기도 사치가 넘 심하고 갚을 돈도 없으니 잠수 탄거고
그게 확실하게 된게 고향 시골에 잠깐 왔을 때도 어머니들 끼리 다 알고 있는데
자기 엄마한테도 돈을 빌렸다고 함.
근데 애가 겁은 많아서 절대 주식이나 도박에 손 댈 애는 아님
아무리 생각해도 여자에 미친게 확실함
물론 살다보면 바뀔 수도 있지만..
아무튼 그러고 내가 1년 전쯤에 코로나 한창 심할 때 결혼을 했는데,
그래도 고향 친구니까 청첩장 보냈고, 500은 잊었으니 와서 밥먹고 가라고 했는데도
아무런 연락도 안되지만 SNS는 활동 중임. 뭐 댓글에다가 돈 갚아라 그렇게 적고 싶어도 그냥 친구라서 500 그거 없는다고 못 먹고 사는거 아니니
그러려니 하고 있음. 고향 친구들한테도 딱히 말은 안했음 몇 몇 빼고는..
번호가 바뀐건가 싶어서 와이프 번호로 전화 해봤는데 전화는 또 곧 잘 받음.
그래서 나다 철수야 이러면 바로 끊고 전화를 안 받음 그 후로도 쭉 계속...
요약 3줄
1. 25년 지기 고향 친구한테 돈 500 빌려줌
2. 5년동안 연락이 안됨 돈도 안갚음
3. 알고봤더니 여자에 미쳐서 여자한테 명품 조공하느라 돈 빌린거임
결론
친구한테는 돈빌려주는거 아니다 절대로 돈보다 더 소중한 25년 추억과 평생의 우정을 잃어버린다